故 김수환 추기경 - 추모 게시판
2009-02-22 12:46 pm
(故) 金壽煥(스테파노) 樞機卿님 靈前에 올리옵니다 박관우 | 536
공경하올 추기경님 !



오늘 오전에 거행된 추기경님 장례미사를 보면서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올라서 이렇
 
게 몇자 올리옵니다.



저는 원래 개신교를 믿다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0년전인 1979년부터 성당을 다니기 시
 
작하여 그 이듬해 영세를 받게 되었습니다.



영세받은 때가 고등학교 2학년이었이며, 1980년 5월 24일 오후 3시 절두산 성당에서 영
 
세를 받았는데, 이와 관련하여 한가지 일화가 있습니다.



당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수학여행기간이었는데,공교롭게도 수학여행 마지막 날이
 
영세식이 거행되는 날이라, 여러가지 고민끝에 결국 교장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저 혼자
 
상경하여 영세를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칩니다.



생각하여 보면, 과연 그 당시에 영세를 받지 않았다면, 그 이후 언제 영세를 받게될 지 장
 
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저의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다는 생각이 듭
 
니다.



이런 우여곡절 속에 개인적인 신앙체험에 의하여 결국은 성직자의 길을 걷기 위해서 가
 
톨릭 신학대학을 입학하게 되니, 이 때가 1982년 3월이었습니다.



입학식 때 추기경님을 뵈었으며, 추기경님을 모신 상태에서 많은 동창들과 함께 입학식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지금도 매우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사실 저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인데, 그동안 영광스럽게도 저의 꿈에서 추기경님을 뵌 기억
 
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추기경님과 대화한 기억도 있으며, 직접 대화한 것은 아니었지만, 추기경님을
 
꿈에서 직접 뵌 기억도 있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왜 이리도 추기경님 관련 꿈을 꾸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게 생각한 적도 있
 
었습니다.



입학식 이후 4학년에 진학하면서 독서직을 받을 때 역시 추기경님을 모시고 단체사진을
 
찍은 기억이 있으며, 그 이후 추기경님과 함께 사진을 찍은 경우는 없었던 것으로 생각
 
됩니다.



그러던 저에게 추기경님을 가까이서 모실 귀중한 기회가 있었으니, 그것은 제가 천주교
 
군종병으로 복무할 당시에 성당축성식 행사가 있었는데,거기에 참석하신 추기경님을 보
 
필하는 복사를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여 보니 바로 그 순간이 제가 추기경님을 가장 지근
 
거리에서 모실 수 있는 영광스러웠던 시간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도 성직자의 길을 가기 위해서 독서직을 수여받았지만, 학교의 조치에 의하여 결국은
 
성직자의 길을 접을 수 밖에 없었으며, 이러한 후유증으로 인하여 사실 오랫동안 신앙생
 
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매우 힘든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추기경님의 선종을 보면서 제 자신이 알게 모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절
 
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추기경님의 선종 소식을 인터넷을 통하여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왠지 믿
 
어지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평소에 추기경님이 고령이시기에 늘 건강이 염려가 되기는 하였으나, 이렇게 현실
 
로 다가오니 실로 착잡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사실 추기경님과의 인연이 또 한가지가 있으니,그것은 저희 아들의 본명이 스테파노라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 추기경님의 본명이 스테파노이신데, 제가 아들의 본명을 지을 당시의 마음은
 
아들이 추기경님 같이 훌륭한 지도자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에서 스테파노라고 하
 
였던 것입니다.



추기경님의 선종이후 왜 이리 추기경님 관련 기사나 방송을 접하게 되면 제 자신도 모르
 
게 눈물이 자주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속으로 존경하였던 추기경님이지만, 단 한번도 추기경님 관련 칼럼을
 
쓴 적이 없었는데 며칠전에 처음으로 추기경님 칼럼을 올린 바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에 수십만의 국민들이 종교를 초월하여 추기경님을 조문하는 것을 보면서 평
 
소에 이 나라의 정신적 지주라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으나, 이리도 많은 국민들이 추기
 
경님의 선종을 애도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하였습니다.



저 또한 성직자의 길에서 좌절을 겪은 이후 결코 순탄한 삶을 살아 오지 못하였는데, 추
 
기경님이 선종하시기 바로 직전에 남기신 " 감사하라, 서로 사랑하라 " 는 유언을 생각하
 
면서 그동안 그렇게 살아오지 못한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추기경님의 고귀한 가르침을 받들어서 저도 앞으로 매
 
사에 감사하는 마음과 늘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 못하였는데,추기경님의 선종을 계기로 그동안 저
 
의 신앙생활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뒤돌아 볼 수 있었으며, 저도 앞으로 추기경님의 모습
 
을 본받아 복음을 말로 만이 아닌 진정 행동으로 증거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
 
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추기경님은 선종하시면서 이 몸에게 실로 여러가지 선물을 주시고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감사함을 느끼며, 앞으로 추기경님의 생전의 고귀한 가르침을 늘
 
마음에 새기면서 매순간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추기경님 영전에 올립니
 
다.



끝으로 한국천주교회의 최고 지도자이시요 동시에 우리사회의 큰 어른으로서 커다란 발
 
자취를 남기신 (故)金壽煥(스테파노) 추기경님께서 부디 하늘나라에서  이 나라를 굽어
 
살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리옵니다.
 
 
2009. 02. 20(금)    朴  寬  雨(토마스 모어)  拜 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