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봉신부가 성경에서 건진이야기
예전에 안식년 때 장기간 여행을 갈 때면 통신을 단절시켜 놓고 떠났습니다.
한번은
돌아오고도 휴대폰을 개통하지 않고 지낸 적이 있습니다.
한 한달 반 가량 휴대폰
없이 지내니 내 시간이 너무 넉넉하고 풍요로워진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짜들
내가 귀국했다고 환영 인사를 받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뭐 정중하게 귀국했다고
소문낼 일도 아닌데 숨어서 없는 듯이 가만히 있어보니 똑같은 일상이지만 완전히
내 것이라는 걸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그 풍만한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한
동안을 쉬며 놀며 뒹굴며 지내보니 '쉼'에 대한 의미가 새롭게 느껴졌던 것이지요.
성실한 하루를 살고 난 뒤의 나른할 때 우리는 쉬면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게
됩니다.
열심히 최선을 쏟아 일하고 난 후에 얻는 성취감이나 밥때를 잊고 몰입했던
일에서 찾은 보람도 그동안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참 쉼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삶을 사랑하는 것은 신바람 나게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태초부터 분명히 알려 주셨습니다.
생각해 보면 매일
매일 끊임없이 일하시는 그분의 살피심으로 지구가 돌아갑니다.
내내 일하시는
하느님의 노동이 만물을 살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느님께서는 결코
"쉬지 못해서 힘들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사건 후에 다시 모인 사도들이 가장 처음 했던 일이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습니다."
함께 기도한 후에 제일 처음 행한 일이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었습니다.
그날 그 자리에 두 자리가 비어 있었는 데 누구이지요?
제일
중앙에 계시던 주님의 자리와 다른 한 사람 이스카리옷 유다의 자리입니다.
같이
뒹굴고 함께 살았던 한 사람의 자리가 허전했던 탓일까요?
그들이 행한 첫 사업은
동료의 빈자리를 메꾸는 일이었습니다.
이 일이 오늘의 사건이었다면 온 메스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들의 뒤바뀐 운명, 인간의 드라마틱한
반전은 언제나 좋은 가십거리가 되니까요.
운명론자들은 별자리를 운운할 테고
태몽을 운운할 것이며 사주팔자, 작명가의 한마디가 끼어들 것도 같습니다.
아,
마티아 사도의 조상님 산소가 명당자리로 드러날 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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