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봉신부가 성경에서 건진이야기
참 사람이 익숙해진다는 것이 무서운 것 같습니다.
제가 십여 년 신학교에서
살다가 활천 본당으로 이사를 하고 나서 한 두어 달 동안 외출을 해서 돌아올 때면
저도 모르게 차가 신학교로 가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우리 믿음 생활에서도 옳고
바르고 바람직한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신앙생활이 그냥 몸에 딱 배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연습에 연습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매일 기도로
시작하지 않으면 뭔가 빠진 듯하고 매일 주님을 생각하지 않고 지내면 자꾸 허전해지는
그런 마음이야말로 아주 바람직한 신앙인의 습관이라 싶습니다.
저도 모르게
손은 신학교를 향하는데 막상 볼 일이 있어서 신학교를 방문하면 아이구 며칠 만에
갔는데도 영 남의 집에 간 것 같아요.
참 묘하더라고요.
그 며칠 사이에 달라진
것 하나도 없는데 제 집이 아니더라구요.
확실한 '남의 집'이더군요. ^^
그
날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수많은 계획을 하지요.
저도
마찬가지로 마치 신학교에 천년만년 살 것처럼 계획했던 일들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우리 삶이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라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성경에서도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제는 집이 없습니다.
그저 주님이 가라
하면 가고 머물라 하면 그 자리에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씨잘데기
없이 계획을 세우고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살았던 제 모습이 떠올라서 잠시
부끄럽더라구요...
사실 아폴로는 바오로 사도가 세운 코린토 교회에서 큰
몫을 했던 인물입니다.
아폴로는 요한의 세례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도 청산유수로
"예수님에 관한 일들을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하며 정확히" 가르쳤던 탄탄한
구약성경 지식의 소유자입니다.
루카 사도도 "알렉산드리아 출신으로
달변가이며 성경에 정통한 사람"이라고 칭찬 일색으로 소개했던 인물입니다.
그 모든 정황을 살필 때, 그는 바오로 사도가 교회에서 더 큰 일을 할 것을 기대했던
실력자였다는 사실을 감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얘기일까요?
코린토 교회는 바오로 사도가 "일 년 육 개월 동안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애정을 쏟아 키웠던 교회입니다. (사도 18장 참조)
이후 티모테오와 실라스를
파견하여 성장시켰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 소중한 곳에 다시 가달라고 청하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를 딱 잘라 거절했다니, '다시는' 코린토 교회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었다니, 참 아폴로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15회
강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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